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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엑소시즘

  • 작성자 사진: 관리자
    관리자
  • 1월 26일
  • 1분 분량

여름에만 보라는 법은 없다, 겨울에 보는 공포의 온도

공포 영화는 여름에 보는 장르라는 인식이 있다.

더울 때 한기를 느끼기 좋고, 밤이 길어서 분위기도 잘 맞는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겨울에 보는 공포 영화도 꽤 괜찮다.

밖은 조용하고, 실내는 닫혀 있고 불안이 퍼질 틈이 더 많다.


이 영화의 공포는 빠르지 않다

이 작품은 시작부터 공포를 던지지 않는다.

악령, 의식, 비명 같은 익숙한 장면을 앞세우지 않고

한 사람의 상태를 먼저 보여준다.


러셀 크로우가 연기한 인물은

무언가 이미 무너져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과거의 문제, 관계의 균열,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함께 흔들리는 상태다.


그래서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이

진짜 공포인지,

아니면 이미 금이 가 있던 마음의 연장선인지

쉽게 구분되지 않는다.


러셀 크로우의 얼굴이 만드는 설득력

이 영화에서 러셀 크로우는

외적으로 큰 연기를 하지 않는다.

대신 지친 얼굴,

참으려는 눈빛,

한 박자 늦는 반응으로

인물의 상태를 설명한다.


그래서 공포는

외부에서 들이닥치기보다

안에서 스며드는 쪽에 가깝다.


익숙한 장르, 다른 체감

〈더 엑소시즘〉은

엑소시즘 영화의 문법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문법을 속도감이나 자극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의식 장면보다

의식 전의 불안이 길고,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무너지는 사람의 상태에 더 집중한다.


리뷰를 끝으로

〈더 엑소시즘〉은 귀신이 튀어나오는 공포 영화가 아니다.

한 사람이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는 과정을

천천히 지켜보게 만드는 영화다.


공포는 늘 소리와 함께 오지 않는다.

때로는 확신이 사라지는 순간,

아무 일도 없는데 불안해지는 그 틈에서

가장 선명해진다.


이 영화는 그 틈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더 엑소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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